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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이 방금 했던 이야기를 또 꺼내시거나, 텔레비전 드라마 줄거리를 잘 못 따라가실 때 다들 그냥 나이 드셔서 그런가 보다 하고 넘기시죠. 저도 경기도에서 부모님과 따로 사는 40대 직장인이다 보니, 명절에 뵐 때마다 이런 순간들이 자꾸 눈에 밟히더라고요.
그런데 전문가들은 이 '그냥 깜빡하는 것'과 '치매로 이어질 수 있는 초기 신호'를 헷갈리는 게 가장 위험한 지점이라고 말해요. 오늘은 치매 초기 진단이 왜 중요한지, 어떤 증상부터 의심해봐야 하는지, 병원에서는 실제로 어떤 검사를 받게 되는지 하나씩 짚어볼게요.
치매 100만 명 시대, 왜 '조기 발견'이 골든타임일까요
보건복지부와 중앙치매센터의 2023년 치매역학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65세 이상 치매 환자는 약 97만 명으로 집계됐는데요, 올해 처음으로 100만 명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요. 65세 이상 어르신 100명 중 약 9명이 치매를 앓고 있다는 뜻이니 결코 남의 이야기가 아니에요.
더 눈여겨봐야 할 숫자는 따로 있어요. 치매로 넘어갈 위험이 높은 '경도인지장애' 진단자가 2025년 기준 298만 명으로 추정됐고, 2033년에는 400만 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측됐거든요. 치매는 한번 진행되면 되돌리기 어려운 퇴행성 질환이라, 전문가들은 치매 환자가 되기 전 경도인지장애 단계에서부터 적극적으로 관리하는 게 훨씬 중요하다고 강조해요.
고려대학교 안산병원 신경과 김종헌 교수는 '인지기능 저하를 단순히 나이 탓으로 넘기고 방치하면 중요한 관리 시기를 놓칠 수 있다'며 전문의를 통한 정확한 진단을 당부했어요.
건망증이랑 뭐가 다르길래? 헷갈리기 쉬운 초기 신호
가장 많이 헷갈리는 게 바로 단순 건망증과 경도인지장애를 구분하는 부분이에요. 건망증은 힌트를 주면 '아 맞다!' 하고 기억을 되살릴 수 있는 반면, 경도인지장애는 힌트를 줘도 도무지 기억이 나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해요. 이게 가장 큰 차이점이에요.
치매 초기에 흔히 나타나는 신호는 이런 것들이에요.
첫째, 음식을 조리하다가 불 끄는 걸 깜빡하거나 조금 전에 한 말을 반복하고 같은 질문을 되풀이하는 경우예요.
둘째, 대화 중에 정확한 단어 대신 '그거', '저거'로 얼버무리거나 말을 자주 머뭇거리는 것도 초기 신호 중 하나예요.
셋째, 평소보다 관심과 의욕이 없고 매사에 귀찮아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도 놓치기 쉬운 변화예요.
우리 가족도 해당될까? 삼성치매선별지로 간단히 확인해보기
혹시 나나 부모님이 해당되는지 궁금하다면 병원에 가기 전에 간단한 자가선별 도구를 활용해볼 수 있어요. 삼성서울병원 신경과에서 개발한 '단축형 삼성치매선별지(S-SDO)'가 대표적인데요, 최근 6개월간의 상태를 보호자가 직접 체크하는 방식이에요.
언제 무슨 일이 있었는지 기억 못 하는지, 며칠 전 들은 이야기를 잊는지, 약속을 해놓고 잊는지, 물건 이름이 잘 안 떠오르는지, 계산 능력이 떨어졌는지 등 총 15개 문항으로 구성돼 있어요. 이 중 총점이 8점 이상이면 치매가 의심되는 수준이라 보호자와 함께 병원에 내원해 전문의와 상담해보는 걸 권하고 있어요.
다만 이건 어디까지나 참고용 선별 도구일 뿐, 실제 진단은 반드시 전문의의 정밀 검사를 거쳐야 한다는 점은 꼭 기억해두세요.
병원에서는 실제로 어떤 검사를 받게 될까요
막상 병원에 가려니 무슨 검사를 얼마나 받아야 하는지 막막하실 텐데요, 치매 진단은 한 가지 검사로 끝나는 게 아니라 여러 단계를 거쳐요. 먼저 신체 및 신경학적 검사로 뇌신경계 이상 여부를 살피고, 정신상태 검사로 기억력이나 정신행동 증상을 평가해요.
이어서 식사나 옷 입기 같은 기본적인 생활 수행 능력을 보는 일상생활동작 평가, 빈혈이나 당뇨·비타민 결핍 여부를 확인하는 혈액검사가 진행돼요. 여기에 MRI·CT로 뇌 구조를 확인하고 필요하면 PET 검사로 뇌의 혈류량과 포도당 대사 상태까지 살펴보는 뇌영상 검사, 기억력·언어·주의집중력 등을 정밀하게 평가하는 신경심리 검사까지 종합적으로 이뤄져요.
경우에 따라서는 알츠하이머병의 위험 인자를 확인하는 아포지단백E(APOE) 유전자 검사를 추가로 받기도 해요. 이렇게 여러 검사를 병행하는 이유는 치매의 원인이 다양하기 때문인데요, 뇌종양이나 심한 우울증, 갑상선 질환, 약물 부작용, 영양 문제로 인한 치매는 원인을 조기에 찾아 치료하면 회복될 수도 있어요. 치매 어르신 100명 중 5~10명 정도는 이렇게 원인을 찾아 완치에 가까운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게 서울대학교병원 설명이에요.
건망증·경도인지장애·치매, 이렇게 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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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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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망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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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도인지장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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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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힌트를 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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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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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이 잘 안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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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이 안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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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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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장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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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로 지장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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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움이 필요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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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 여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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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복되지만 악화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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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로 진행될 위험 높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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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성·퇴행성 질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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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기에 발견하면 뭐가 달라질까요 — 치료제와 생활관리
치매를 완치할 수 있는 치료법은 아직 없어요. 다만 최근에는 알츠하이머병의 원인 물질인 베타 아밀로이드를 제거해 진행을 늦추는 치료제, 이른바 레카네맙 같은 약물이 국내에도 도입됐다는 반가운 소식이 있어요. 문제는 이런 약물이 경도인지장애나 초기 알츠하이머 치매 단계에서만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에요. 그만큼 조기 발견이 치료 선택지를 넓혀준다는 뜻이기도 해요.
실제로 치매 발병을 2년 정도만 늦춰도 20년 뒤에는 치매 유병률이 80% 수준으로 낮아지고 중증도도 줄어든다는 결과가 있어요. 조기 발견이 단순히 '빨리 아는 것'을 넘어 삶의 질 자체를 바꿔놓을 수 있는 이유예요.
생활 습관 관리도 빼놓을 수 없어요. 등푸른 생선이나 견과류처럼 오메가3·DHA가 풍부한 식품, 베리류·시금치·브로콜리 같은 항산화 식품을 챙겨 먹는 게 도움이 된다고 해요. 반대로 과도한 카페인이나 가공식품, 육류 위주의 나쁜 지방 섭취는 줄이는 게 좋고요.
운동도 중요해요. 주 3회 이상, 하루 30분 이상 걷기나 스트레칭 같은 신체 활동을 꾸준히 하는 게 권장돼요. 여기에 독서, 글쓰기, 바둑처럼 머리를 쓰는 활동을 지속하는 것도 인지 기능 유지에 도움이 된다고 해요. 세계보건기구(WHO)도 인지활동 수준이 높은 사람일수록 경도인지장애나 알츠하이머 치매로 진행될 위험이 낮아진다고 권고하고 있어요. 금연과 절주, 고혈압·당뇨 같은 만성질환을 철저히 관리하는 것도 함께 챙겨야 할 부분이에요.
치매 환자 안전관리, 이런 지원도 있어요
진단 이후 관리만큼 중요한 게 안전 문제예요. 최근 대구에서는 실종 사건 관리 공백을 줄이기 위해 담당 경찰관 단독 종결을 금지하고 상급자 승인을 의무화하는 조치가 마련됐는데요, 이 과정에서 치매 환자와 장애인을 중심으로 지원하던 위치추적 스마트태그 관련 예산도 크게 늘리기로 했다고 해요. 배회 증상이 있는 치매 어르신을 둔 가족이라면 거주 지역 치매안심센터에 이런 지원 제도가 있는지 확인해보시는 것도 방법이에요.
보험업계에서도 치매 조기발견 관련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어요. 통화 습관만으로 인지 저하 징후를 포착하는 AI 기술이나 대형병원 진단체계와 연계한 보장을 넓히는 등, 치매를 조기에 발견하고 관리하려는 시도가 여러 분야에서 확대되는 분위기예요.